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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의 하이어

박재범이 또 한 번 힙합의 새로운 획을 긋는다. 박재범이 말하는 하이어 뮤직은 누구인가?

ISSUE2017.05.25
박재범은 매번 보기 좋게 예상을 빗나간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힙합 레이블 AOMG를 두고 돌연 글로벌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 H1ghr Music을 설립했다. 이번엔 규모가 꽤 크다. 박재범과 그의 시애틀 친구이자 음악 동료 차 차 말론이 주축이 되었다. 심지어 소속 아티스트는 힙합 신의 뜨거운 감자 식 케이, 그루비룸, 우기 그리고 기대를 품게 하는 원석인 ph1. 지금 막 뭉친 그들의 매력을 오롯이 보여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을 모은 박재범이 화보의 콘셉트를 직접 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흔쾌히 이 화보의 디렉터가 됐다. 며칠이 지나 각 멤버에게 원하는 시안이 에디터와 헤어 아티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의 스태프에게 전달됐다. 어떤 콘셉트냐는 질문에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각자의 의견이 반영되길 바랐어요. 그게 바로 하이어뮤직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각자의 취향과 콘셉트는 결국 다양한 컬러와 자유로움으로 나타났다. “AOMG 멤버들이 그런 것처럼 시애틀 멤버들과 이 친구들도 각자의 색이 있어요. 서로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어떤 색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요.” 모든 면에서 항상 나아지자는 뜻으로 ‘하이어(higher)’라는 단어를 쓴 만큼 발전을 거듭해 세상에 좋은 영감과 에너지를 전하자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한국 힙합 신을 세계로 넓히는 것. “아프리카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면 우리의 영향력과 에너지가 그곳까지 닿는 거잖아요.”
사진) 우기가 입은 셔츠는 샌더 쥬. pH1이 입은 셔츠는 타임 옴므, 팬츠는 권오수 옴므. 규정이 입은 수트는 권오수 옴므, 셔츠는 사스콰치 패브릭스 by 웍스아웃. 식 케이가 입은 수트와 이너는 펜디. 휘민이 입은 티셔츠는 플라이스.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만 알려줄 뿐이지 제가 무언가를 결정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정해진 음악, 정해진 스타일링 같은 구속은 아티스트에게 굉장히 괴로운 일이죠. 아티스트에겐 무엇보다 자유가 중요해요. 천억을 준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죠. 그래서 모두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은 하지 않겠죠?(웃음)”-박재범

사진) 수트는 디올 옴므.


Jay Park

AOMG를 두고 새로운 레이블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의아했어요.
회사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소속 뮤지션들도 제 역할을 잘하고 있잖아요.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이번엔 글로벌 힙합 레이블로 해외 아티스트도 있어요. 시애틀에서 음악 활동 하는 친구들이에요. 가사에 ‘시애틀 to 서울’을 자주 넣을 만큼 시애틀은 제게 각별한 곳이고 항상 시애틀과 관련한 무언가를 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는데 드디어 연결 고리가 생겼어요.

세계로 도약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네요.
그보다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어 빛을 받지 못한 재능 있는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저 역시 자극이 필요했는데 올해 초 ‘때가 됐다’ 싶었죠. 멤버 모두 배고픈 초심의 상태라 에너지가 넘쳐요. 시애틀에 있는 친구들은 레이블 멤버가 된 후로 술과 담배도 끊고 단것과 탄산음료도 자제하고 있대요. 매일 운동하고 스튜디오 가는 길이라며 연락이 와요. ‘으샤으샤’ 하는 모습은 제게도 힘이 돼요. ‘#H1GHRMUSIC’ 해시태그가 3월 16일 처음 등장했어요.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상을 수상한 후 자신감이 생긴건가 했어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한국말도 못하던 제가 힙합 신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됐잖아요. 자신감은 항상 있어요. 목표를 세우면 다 이뤄냈죠. 솔로 앨범, 한국어 랩, 회사 설립….

자신감이 넘치네요. 이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모습이 부러워요.
맞는 말이잖아요. 그렇다고 내가 최고라는 것도 아니고, 뿌듯한 거죠. 제가 새로운 걸 할 때마다 팬, 주변 사람, 가족들이 부정했어요. 처음 음악을 만들 때는 인지도 없는 차차랑 작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타투를 할 때마다 팬들이 많이 떠나갔죠. AOMG 설립 때는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고요. 결과적으로 잘됐으니 다들 그때를 잊었겠지만요.

그런 분위기에 휘둘리나요?
아뇨, 독한 구석이 있어 하나를 정하면 고집을 부려 이뤄내고 말아요. 모두 아니라고 해도 제가 옳다고 여기면 끝까지 싸우죠. 하이어뮤직을 세울 때도 부정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만큼 제게 가치 있고, 자신감이 있으니까 목숨 걸고 하는 거예요. 아니면 시도도 안 해요.

박재범 정도의 위치면 현실에 안주해도 좋을 법한데 늘 의외의 행보를 보여 관심이 가요.
머물려고 하는 순간 내려가겠죠. 솔로로 활동한 7년 동안 노래만 100여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도 60여 편을 찍었어요. 음악 방송 1위, 콘서트, 월드 투어도 했고요. 힙합 아티스트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더 있을까요?(웃음) 일은 똑같이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도 웃기잖아요.

작업량이 폭발적이에요. 박재범을 두고 마치 내일 죽을 사람처럼 일한다고들 해요.
사람은 모두 언젠가 죽어요. 그리고 제 일이 마흔 살이 넘어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기가 계속되지도 않죠. 파급력 있을 때 열심히 하려는 거예요. 이제야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뚜렷해지고 있어요.

30대에 무엇을 이루겠다고 세운 목표가 있나요?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한 해를 시작할 때 목표를 세워요. 올해는 ‘새로운 시작’이었고, 하이어뮤직으로 그 목표도 이룬 것 같아요.

최종 목표를 묻는 건 아무래도 무의미하겠죠?
목표를 이루었다고 다 그만 둘 수도 없잖아요.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 다양한 음악 장르를 시도하고, 많은 사람과 컬래버레이션하는 거죠.

하이어뮤직으로 지켜가고 싶은 건?
‘에지’요. 이 친구들은 대중성과 상관없이 자신들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건 계속 밀고 나가요.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힙합 레이블이긴 하지만 음악 장르도 구분 짓지 않을 거예요.
사진) 휘민이 입은 재킷은 조거쉬 아카이브, 티는 GCDS by 비이커, 팬츠는 페이탈리즘, 액세서리는 더 데프.
규정이 입은 재킷은 J.W 앤더슨, 티는 앙팡 리쉬 디프리메 by 톰그레이하운드,액세서리는 크롬하츠.


Groovy Room


‘얘네가 이렇게 (세련된) 음악을 만든다고?’ 그루비룸을 본 박재범의 첫인상이다. “의외의 음악을 한다는 게 이 친구들의 매력이죠. 아이돌 음악부터 진짜 힙합까지, 팝스러운 음악도 만들어요. 굉장히 세련됐어요.” ‘그루비 에브리웨어’ 시그너처 사운드가 바로 그루비룸의 과거고, 현재고, 미래다. 그루비룸 안에는 댄스도 있고, R&B도 있고, 힙합도 있다. 그루비룸에는 경계가 없다.

말 그대로 요즘 ‘그루비 에브리웨어’예요. 대세 프로듀서로서 느끼는 즐거움은?
규정 프로듀서라고 하면 비트메이커를 생각하는데, 가수의 색을 잡고 이미지를 만드는 것 또한 프로듀서의 몫이에요. 누군가의 이미지를 어떻게 신선하고 세련되게 풀어볼까 고민하는 게 재밌어요.

요즘 그 색을 입혀주고 싶은 아티스트는 누구예요?
휘민 새로운 사람을 계속 찾고 있어요. 저희 크루에 있는 래퍼 맥키드 형, 수란 누나, 라이브 형 정도. 팬시차일드 크루의 페노메코 형도요. 곡 구성을 되게 잘하더라고요.

같이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은?
규정 멋있는 사람요.
휘민 DPR 라이브 형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음악할 때부터 알았어요. 형이 음악을 들려주고 이야기하는데 너무 멋있어서 ‘응 프리스타일’(2016년 4월 업로드된 영상은 현재 유튜브 조회 수 1700만을 기록)을 만들었죠. 재미있겠다 했는데 역시 멋있는 사람들이라 멋지게 풀어냈고 그만큼 잘 나왔어요.

‘인디펜던트 그룹’이라고 주창하던 그루비룸이 하이어뮤직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규정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재범이 형 보고 가는 거죠.

그만큼 신뢰를 주는 인물인가요?
규정 당연하죠. 웬만한 회사에서 거의 다 제의가 들어왔는데 모두 거절했어요. 하지만 재범이 형이 하자고 했을 때는 바로 그러자고 했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특별히 신뢰하는 이유는?
규정 늘 봐온 것이 제일 커요.
휘민 소속감은 있는데, 마인드는 아직 인디펜던트예요. 지금은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있는 정도죠.
규정 하이어뮤직의 일원이 된 건 정말 설레는 일이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요. 우리는 하던 음악 계속 열심히 할 거고, 하던 스타일대로 할 거예요. 도전하는 영역이 넓어질 테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커요. 둥지가 생긴 데서 오는 안정감도 있고요.

식 케이에게 영감을 받는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그루비룸에게 식 케이는 어떤 존재인가요?
휘민 음악을 많이 들려줘요. 눈치도 빠르고, 센스도 엄청나요. 표정만 보고 저희의 기분을 읽죠. 치고 빠지는 데 선수예요.
규정 새로운 걸 제시하진 않지만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 그래서 작업하기 편해요.
사진) 휘민이 입은 재킷은 조거쉬 아카이브, 티는 GCDS by 비이커, 팬츠는 페이탈리즘, 액세서리는 더 데프.
규정이 입은 재킷은 J.W 앤더슨, 티는 앙팡 리쉬 디프리메 by 톰그레이하운드,액세서리는 크롬하츠.


그루비룸에게 우기는?
휘민 전화 통화를 많이 해요. 용건은 주로 제 인생 상담. 아빠와 엄마를 섞어놓은 ‘엄빠’ 느낌이랄까. 어딜 가면 다 챙겨주는 스타일이에요.

pH1은?
휘민 서서히 알아가는 단계예요. 랩만 잘하는 게 아니라 구성과 비주얼을 신경 쓰는 부분에서 아티스트 같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이죠.

최근 기억에 남는 작업은?
휘민 평소 팬인 도끼 형 앨범 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은 것. 효린 누나와 창모가 부른 ‘블루문’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것도요. 저희 앨범 타이틀로 준비한 곡이에요. 시도하지 않던 스타일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이런 장르의 음악이 통할까 의문이었어요. 그런데 차트에 오래 머무는 걸 보고 놀랐어요. ‘한국에서도 이런 노래가 나올 수 있구나’라는 댓글을 보고 묘한 쾌감도 느꼈어요.

자신만 아는 덕후 기질이 있나요?
휘민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인터뷰 기사를 줄줄이 찾아보곤 했어요. 어릴 때 꿈은 정치부 기자였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 것 같고, 멋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패션 에디터를 꿈꾸기도 했죠.
규정 게임 덕후예요. 저를 유혹하는 모든 게임을 좋아해요. 휘민은 ‘즐겜’을 하고 저는 ‘빡겜’을 하죠.
휘민 같이 게임하다 제가 조금만 실수해도 심하게 정색을 해요. 팀플을 하지 말지 그랬어요.
휘민 그럼 제가 져요.

휘민의 승부욕이 발동할 때는?
휘민 말다툼할 때.
규정 저도 논쟁에 약한데 휘민인 빈틈이 너무 많아요.
휘민 규정이와 말다툼하면 제가 열 번 중 두 번 정도 이겨요. 그렇게라도 이기면 그게 너무 행복해요.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는 게 확실히 팀의 분위기 메이커예요.
규정 저도 휘민이를 만나서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사랑스럽게.(웃음)
휘민 저는 규정이와 지내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이 생겼어요.

공통의 음악 취향은?
휘민 재즈나 보사노바를 주로 들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규정 디제잉을 배워보려고요. 해외에는 그런 포지션을 가진 뮤지션이 많더라고요.

곧 발매되는 앨범도 소개해주세요.
휘민 앨범명은 ‘에브리웨어’. 큰 방향성은 없고, 싱글처럼 곡마다 이야기가 달라요. 참여 아티스트도 많고요.
규정 첫 번째 EP 앨범이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해보고 싶은 우리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스펙트럼이 넓은,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로!

하이어뮤직의 일원으로 걷고 싶은 길은?
규정 멋진 길? 속된 말로 구린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웃음) ‘에브리웨어’라는 단어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휘민 그러기 위해 멋진 곡을 프로듀스해 시너지를 내야죠. 우선 pH1 형이 파이팅할 수 있게. 그럼 자연스럽게 더 ‘에브리웨어’가 되겠죠.

음악 활동에서 지양하고 싶은 건?
규정 돈이 우선이 되는 것. 돈을 좇기보다 돈이 따라오게 만들어야죠.

사진) 재킷은 니지 by 샘플라스, 이너는 산드로 옴므, 액세서리는 프리카.


Woogie


박재범의 ‘곁에 있어주길’, 로꼬의 ‘너도’, ‘남아 있어’, 식 케이의 ‘링링’을 비롯해 소지섭의 앨범에도 참여한 우기. 박재범은 “우기는 소울풀한 음악을 정말 잘 만든다”고 했고, 식 케이는 ‘유일무이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5년 동안 바리스타로 일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스튜디오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고, 다른 멤버들이 스스럼없이 ‘의지한다’고 말하는 우기는 감성이 풍부할 수밖에 없는, 진국인 남자였다.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요?
매 순간. 영화 볼 때, 길을 걸을 때, 그날의 날씨에서도요. 가령 로꼬의 ‘남아 있어’는 로꼬가 여름이 끝나는 느낌으로 아련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던 게 기억나요.

하이어뮤직에 들어와서 달라진 게 있다면?
음악적으로 더 열리게 됐어요. 혼자 할 때보다 아이디어를 많이 접하니까요. 그 가운데에서 저만의 색을 잃지 않아야겠죠.

다른 멤버들의 매력은?
재범이 형은 정말 본받을 점이 많은, 열심히 사는 스타예요. 그루비룸은 나이는 어린데 알맹이가 있어요. 식 케이는 저 혼자 만들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것들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친구고요. pH1은 제가 모르는 바이브를 가지고 있어요.

본인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나이가 조금 있으니 아날로그 감성이 더 풍부하지 않을까요? 뮤지션을 꿈꾸게 한 음악은 어릴 때부터 마이클 잭슨 음악을 들었는데, 언젠가 혼자 들으면서 그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더라고요. 주옥같은 그의 노래 중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빌리진’. 오늘은 여기 오면서 잭슨 파이브의 ‘벤’을 들었어요.

뮤직 소울 차일드의 팬이라고 들었어요.
첫 앨범명으로 타투까지 했을 정도죠. 작년에 서울소울페스티벌에서 만나 타투를 보여주며 나중에 같이 작업해보자고 이야기했어요. 그 뒤 메일을 주고받고 있어요. 빠른 시일 내에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자신에게 가장 화나는 순간이 있다면?
나태해질 때. 돌아보면 화가 나더라고요. 직장에 다니고, 출퇴근을 하는 개념의 일이 아니니 나태해지기 딱 좋은 직업이거든요. 꾸준히 채찍질을 해야 해요.

구체적인 실행 목표가 있나요?
할당량이나 데드라인을 정해놓으면 스트레스만 심해지고, 음악이 이상해질 것 같아요. 결과물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계속 붙잡고 있으려고 해요.

슬럼프에 빠졌을 때 해소 방법이 있나요?
옛날에는 마술도 하고, 운동도 하고, 커피도 내렸는데 취미로 즐기던 음악이 직업이 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집에서 야자수, 바나나나무 등 식물을 키우거든요. 물 주고, 관리하고, 마른 잎을 잘라주며 시간을 보내요.
사진) 재킷은 도미넌스 스트라반, 이너는 032c.


pH1


“ ‘스고이’라는 뮤직비디오를 보고 신선해서 제가 먼저 팔로잉했어요. 솔직히 그 후 작업에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퍼펙트’가 너무 좋아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죠. 하이어뮤직을 구상할 때부터 염두에 둔 친구예요. 랩만 잘하는 게 아니라 노래를 구성하는 실력도 좋고, 음악을 비주얼로 잘 표현해요.” 박재범은 음악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친구라고 pH1을 소개했다. 긁지 않은 복권이고, 하이어뮤직의 숨은 패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확실히 레이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베일에 싸인 멤버예요.
1989년생이고, 미국 이름 해리 박에서 pH, 한국 이름 박준원에서 1을 가져왔어요.

하이어뮤직에 들어오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나요?
“아티스트로서 너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주겠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재범이 형의 말. AOMG를 통해 그 약속을 지켜낸 걸 봤으니까요.

자랑하고 싶은 작업물은?
‘퍼펙트’. 누구의 피처링 도움도 없이 완성한 노래예요. 아트워크 아이디어도 직접 냈죠.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제 힘으로 찍은 뮤직비디오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것도 뿌듯해요.

자신의 음악에서 추구하는 키워드 셋은?
진실, 긍정, 경험. 제 노래에는 술, 돈 자랑, 성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만 담을 거예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은?
제이 콜, 빅 션, 브루노 마스.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장점을 꼽자면?
작업 속도가 빨라요. 비트가 좋으면 그 자리에서 곡을 쓰기 시작해 2시간 안에 완성하죠. 물론 영감을 제대로 받았을 경우지만요.

하이어뮤직 아티스트들을 소개해주세요.
식 케이와 휘민이는 에너지가 비슷해요. 재미있고 발랄하죠. 저와 동갑인 우기는 나이가 있어서인지 말수가 적고 까칠한 매력이 있어요. ‘츤데레’ 같아요. 규정이는 그 중간. 재범이 형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데 뭔가 있어요.(웃음) 갑자기 다가와서 “너 살쪘어?” 해요. 워낙 무표정한 얼굴이라 처음엔 저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모두 그렇게 느꼈다는 거예요.

하이어뮤직의 일원으로 경계하는 것은?
뻔한 음악 하지 않기. 올해 이루고 싶은 건 열 곡 이상 수록한 앨범 발매하기. 하고 싶었던 음악을 직업으로 마주하니 날개를 펼치는 기분이에요.
사진) 수트와 이너 모두 펜디.


Sik-K


식케이와 박재범은 <쇼미더머니 4>에서 한 팀으로 만났다. “당시 조금만 노력하면 될 거라고 했는데 사실 많이 부족했어요. 그런데 단기간에 정말 음악이 확 달라졌어요. 변화하는 걸 보는게 재미있어요.” 박재범이 식케이를 설명한 말은 곧 그의 흡수력과 순발력을 가늠케 한다. 식케이는 자신의 강점으로 작업량을 이야기했다. 이 모든 건 머지않은 미래에 그가 지금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뮤지션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하이어뮤직에 함께하게 된 이유는?
재범이형은 다사다난한 삶을 살면서도 굉장히 멋진 행보를 만들어왔죠. 한국에서 이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사람을 찾지 못했는데, 재범이 형이 그 모습에 가장 가까워요. 박재범을 존경하고 믿어요.

하이어뮤직의 멤버들을 소개한다면?
우기 형은 올어라운드 아티스트, 저한테는 약간 산타클로스 같기도 해요. pH1은 정말 기대돼요. 빨리 그만의 색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루비룸은 음악적인 것뿐 아니라 놀 때도, 고민이 있을 때도 함께하는 친구죠.

식케이만의 강점은?
작업량에는 자신이 있어요. 새로운 걸 시도하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가장 먼저 준비해서 나올 수 있는 프런트맨이랄까요.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제일 좋아하는 외국 뮤지션은 드레이크고, 국내 뮤지션 중에선 태양이에요. 사실 빅뱅 팬클럽 1기였거든요. 콘서트도 다 갔어요.

올해 안에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음악적인 것도 공연에서 보여줄 수 있는 구조물처럼 상상을 비주얼로 실현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먼저 시도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공연에서 그동안 못 보던 것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편인가요?
의견을 많이 수렴하는 편이죠. 곡 수정도 하고 가사도 바꾸고. 저 혼자 들을 음악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결국 음악으로 승부해야 하니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굽히지 않을 의향이 있어요.

가장 슬펐을 때는 언제인가요?
음악을 시작할 당시 부모님이 못 미더워하셨을 때요. 밴쿠버에서 유학 중 음악을 하고 싶어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반대하셨거든요. 학교에 다니면서 하는 걸로 ‘타협’하고, <쇼미더머니 4>에 나가고 앨범을 냈어요. 이제는 지원해주세요.

이제는 뭔가 해도 되겠구나 싶으셨나 봐요?
작년에 앨범을 내고 완전한 독립을 하면서 부모님이 좋아하셨죠. 특히 경제적으로 독립한 후에는 걱정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돈 관리는 아버지가 하세요.(웃음) 전 체크카드를 받아서 쓰고요. 제가 인터넷 뱅킹 같은 것도 잘 못하고, 돈이 있으면 아마 많이 쓸 거예요.

좌우명이 있다면?
가화만사성. 아버지가 늘 말씀하셨거든요. 아버지하고는 제 모든 이야기를 할 만큼 정말 친하거든요. 최근에는 빨리 아빠가 되고 싶어졌어요. 딸은 좀 불안하고, 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박재범이 입은 재킷, 티셔츠, 벨트는 모두 구찌, 팬츠는 아크네, 슈즈는 루이 비통.
식케이가 입은 티셔츠는 J.W. 앤더슨 by 톰 그레이하운드, 팬츠는 생 로랑, 슈즈는 로스트가든.
우기가 입은 재킷은 니지 by 샘플라스, 티셔츠는 산드로 옴므, 팬츠는 페이탈리즘.
휘민이 입은 재킷은 조거쉬, 티셔츠는 GCDS by 비이커, 팬츠는 페이탈리즘, 슈즈는 블라디스.
규정이 입은 재킷은 J.W. 앤더슨, 티셔츠는 앙팡 리슈 데프리메 by 톰 그레이하운드, 팬츠는 페이탈리즘.
pH1이 입은 재킷은 도미넌스 스트라반, 티셔츠는 032c, 팬츠는 페이탈리즘, 슈즈는 커먼프로젝트 by 비이커.
  • 에디터김수정, 유정수
  • 사진JDZ CHUNG
  • 스타일리스트이동연
  • 헤어이현우
  • 메이크업오성석
  • 출처인스타일 2017년 6월호
  •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편집하여 올릴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