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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쁜 할머니는 아니에요”

90대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
다큐멘터리 "IRIS"

ISSUE2016.04.29
커다랗고 둥근 안경을 쓰고 부피가 큰 목걸이를 한 95세 백발의 여인. 매우 특이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이색적인 스타일링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아이리스 아펠을 다룬 다큐멘터리 <아이리스>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어요. 국내에서는 해외 패션 잡지들과 2012년 메이크업 브랜드 맥의 아이리스 아펠 에디션을 통해 국내 대중들에게 알려졌을 거예요. 에디터도 아이리스 여사를 패션 잡지를 통해 종종 보아왔지만, 사실 그녀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많지 않았답니다.
아이리스 아펠(Iris Apfel)은 놀랍게도 1921년생이에요. 올해 95세죠. 여전히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활동하는 모습이 매우 놀랍죠. 그녀가 90세가 되던 해인 2011년에 칼은 100세였는데, 다큐멘터리 <아이리스>는 그들이 새로운 해를 맞은 시기에 촬영이 진행되었어요. 1세기에 해당되는 1백년을 살아온 것만으로도 너무 놀라운 일이죠? 칼의 생일 파티에서 ‘Second Century’를 축하한다는 아이리스의 말은 무척 경이로웠어요. 70년 가까이 함께 해온 부부가 이제는 뜻대로 되지 않는 노인의 몸으로 서로 배려하며 사는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을 주었죠. 안타깝게도, 작년에 칼은 아이리스의 곁을 떠났어요.
다큐멘터리는 아이리스가 느릿느릿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작은 잡화점이나 골동품 가게를 직접 방문하여 물건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디자이너들 중에 원단을 직접 만져보지도 않고 디자인하는 이들이 있다"고 꾸짖는 모습도요. 아이리스는 젊은 시절 인테리어 텍스타일 업계에서 일했다고 해요. 해외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모아온 의상과 소품, 액세서리, 패브릭은 무척 진귀해진 이유기도 하죠. 그녀의 컬렉션에는 한 시대를 주름잡은 패션 디자이너들의 의상은 물론, 나라별 전통 의상이나 성직자의 의상 등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들 중 어느 것 하나 입어보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하니, 젊은 시절의 아이리스가 무척 궁금해지네요.
커다란 상자에 얇은 종이로 감싼 옷들은 아이리스의 아파트는 물론 뉴욕 주 롱 아일랜드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아이리스가 모아온 방대한 컬렉션은 패션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언젠가 자신이 세상을 떠날 것을 아는 그녀는 컬렉션을 정리하며 필요한 곳에 기증하는 작업을 합니다.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요. 올해 초에도 프랑스 파리 봉 마르셰 리브 고시 백화점에서 의상 전시가 진행되었어요. 지난 2월 27일부터 4월 16일까지 진행된 봉마르셰의 전시 현장을 보고 싶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전시 정보 보러가기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이 그들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면서 아이리스 아펠을 스페셜 게스트로 모십니다. 백화점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인물이기도 하니, 백화점으로서도 감격하며 맞이해야 할 존재이죠. 스타일링 클래스와 같은 이벤트는 물론, 아이리스의 컬렉션으로 쇼윈도를 꾸미기도 하고, 둥근 안경을 쓴 그녀의 얼굴이 프린트된 쇼핑백까지 제작했죠. 그녀는 타인의 스타일에 대해 비난하거나 억지로 고치려고 하지 않아요. 사람마다 각자의 삶이 있고 옷을 입는 방식이 있으니까요. 다만 더 좋은 방법을 찾아주려고 머리를 모으는 것뿐이죠. 또 외모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어요. "나는 예쁘지 않아서 성공한 것 같다. 또 예쁜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젊은 시절 외모가 무척 아름다운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는데, 나이가 들고 외모가 변하자 크게 좌절했다"고 회상해요.
아이리스가 한평생 옷과 액세서리들을 모은 이유는 뭘까요? 그녀는 어릴 때부터 역사에 심취했다고 해요.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모든 유행이 돌고 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것이죠. 한 시대를 쓸고 간 디자인들이 언제든 회기할 것을 알았던 거예요. 유행은 다시 돌아오지만, 과거의 물건이 지금의 물건과 같지는 않겠지요? 아이리스 특유의 안목과 열정으로 이뤄진 컬렉션의 가치는 한 사람의 인생이 갖는 의미만큼이나 소중해 보여요. 다큐멘터리는 90분 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줘요. 백발의 아이리스를 보며 내가 90세가 되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어떤 옷을 입고 또 어떤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을까, 상상하게 돼요. 아이리스 덕분에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가치있는 시간인지를 생각하게 돼요. 그녀의 시간을 여러분들과도 나누고 싶어 몇 글자 적었습니다. 주말에 특별한 외출 계획이 없는 분들에게 이 다큐멘터리를 추천해요. 중간에 살짝 졸면서 봐도 괜찮아요. 사람의 인생은 흥미진진하면서도, 반면 지루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 Editor한지희
  • PhotosCourtesy of Netflix(포스터),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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